가릴 수 없는
벽면의 무늬는 다양하다. 투명 테이프가 붙은 자국, 형형색색의 박스 테이프 자국, 스티커가 붙었다 떼어진 흔적, 낙서한 흔적, 건설 공사를 위해 어떤 의미가 있었을 표시, 어떤 물건과 부딪혀서 생긴 홈이나 스크래치, 그래피티 페인트, 갈라지고 마모된 흔적, 그리고 근처 나뭇가지의 그림자가 비친 모습 등등…. 와중에 유달리 찍게 되는 건 서로 다른 흔적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룰 때나, 색들이 독특하게 어우러질 때, 혹은 그냥 보기 재밌을 때 따위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우연의 향연이 거리의 벽면에서 시시각각 펼쳐진다. 도시의 모든 것은 예술이 된다. (23. 3. 28.)
타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