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려는
도시의 무늬를 찍으면서 테이프나 접착제의 흔적이 생각보다도 더 많음을 깨닫는다. 원래의 기능(두 대상의 접착)을 잃어버린 이 흔적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가? 그것은 특정한 목적에서 해방되어 되려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이 욕망이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욕망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욕망이며, 함께 소통을 주고받자는 욕망이다. 그것은 그래도 타인을 향해 있는 욕망이다. 그것은 그러나 책임은 없는 욕망이다. 그것은 회수하지 않은 애착이다. (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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