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도달하는
오늘은 소리 녹음을 시작했다. 주변의 소리에 훨씬 민감하게 된다. 새소리, 오토바이 소리, 옷이 스치는 소리, 트럭 아저씨의 확성기 소리, 까마귀의 깍깍 소리, 자동차 소리, 지나가는 말과 발소리…. 또 아직은 담벼락이나 보도블록이나 전봇대 등 좀 뻔한 무늬들을 찍고 있는데, 한 달 동안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하다. 난 이런 무늬들에 왜 끌리는 걸까? 찢기거나 긁히거나 엉망인 것들을…. 아마 돌아 돌아서 전달되는 흔적들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로소 도달하는 흔적들을. (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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