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침전하는
금요일 밤은 도시 안에서도 극과 극의 분위기를 만든다. 한쪽 동네에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이 몰리고, 상대적으로 다른 동네들은 더 조용해진다. 밤의 조명을 받은 곳곳의 질감들은 햇빛을 받을 때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다. 그림자 하나하나에 다 예민하다. 아니나 다를까 찍을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어두운 거리, 노오란 조명들이 기름처럼 떠오른다. 일주일을 마친 사람들은 삼삼오오 열띤 구역을 향한다. 거기서 벗어난 걸음들은 한층 침전한다. (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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