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노을처럼
누군가가 ‘해질녘 노을처럼’ 노래를 부르고 지나갔다(원제목: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모르는 사이 어느새 그 노래를 신명 나게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모방은 생각보다 강한 사람의 본능이라서, 주변의 자극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된다. 도시의 무늬는 본능과 맞닿아 있다. 이성으로 쌓은 도시의 시설과 외곽에 지울 수 없는 낙서의 본능, 흔적의 본능, 표출, 반향, 모방의 본능이 아로새겨진다. 그것이 시간과의 협업으로 녹슮과 찢겨짐이라는 옷을 입는다. 도시의 무늬는 꽤 본능을 드러내는 일이다. (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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