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침입하는
모든 무늬가 매력 있는 건 아니다. 카메라를 들게 되는 무늬는 독특하게 해지고 찢긴 것이다. 최근 읽은 책(『타이포그래피의 원리』(미진사))에서도 모든 게 기계화된 환경에서 인간미가 느껴지는, 무작위적이고도 세세한 변화들(심지어는 실수들)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모든 게 기계적으로 구획된 도시에서는 뭔가를 붙였다가 뗀 흔적, 낙서한 흔적, 이랬다가 저랬다가 한 변덕스러운 흔적 들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한다. 구획한 쪽에서는 속이 터질 일이겠지만, 거리에서 보이는 틀에 침입하는 흔적들은 의도된 풍경에 벗어난, 좀 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23. 3. 26.)
타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