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의 푸르른
오늘은 근린공원에 올라서니 도시적인 삶이 비현실적으로 붕 떠올랐다. 꽤 멀리 도시가 아득히 보였고 새소리가 가득했고 공기가 상쾌했고 가까이 있는 것은 온통 푸르렀다.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나마 횡단보도가 바뀔 때마다 차들이 오가는 소리로 여기가 도시 중간임을 느끼게 했다. 공원도 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공원이 안 없어질 것 같아서…. 공원이 없어진다는 것은, 그나마의 푸르른 공간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회색 가득한 도시에서 공원은 우리에겐 그나마의 푸르름을, 새들에겐 귀중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공원에선 혼자 서성이는 비둘기조차도 빛깔 좋고 여유로워 보였다. (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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